카테고리 없음
티끌에서 티끌로 (From Dust Unto Dust)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2025. 8. 7. 08:52
반응형
티끌에서 티끌로
From Dust Unto Dust
누구나 예외 없이 하늘과 마주하고 누우면 자연으로 돌아간다. '깐삐꺼' 모임 막내 '깐죽이 김' 교수 빙모님이 89세를 일기로 떠나셨다. "가신 분보다 아내 눈물을 지켜보는 것이 더 어렵군요" 금요일 잠자리에서 톡을 받고 '삐돌이 양' 선생에게 전화하니, 딸 '삼순이' 아기가 방금 도착했단다. 성미가 급한지 아니면 호기심이 많은지 8개월 만에 인큐베이터에 들어갔다. 체중이 2kg이 넘어 가 집에 왔다. "애가 명태보다 작아요~" 그래도 중환자실에서 '졸업장'과 '으뜸상'을 받았다고 해서 한참 웃었다. 사람은 오고 간다.
두 집 부부가 각기 아침 일찍 차를 몰고 달려갔다. 경기도 들어서자 여전히 쌓인 눈에 '어디야' 여사가 감탄사를 연실 내뱉으신다. 수원 아들 내외가 40cm 넘게 왔다고 했을 때 그러려니 했는데, 대단하다. 병환이나 고통 없이 노환이시니 복이라며 위로하고 평화로운 잠에 드시길 빌었다. 수원의 '연화장'은 장례식장, 승화장, 추모공간 모두가 있어 서울 시민들이 부러워한다. 일부러 '양' 선생이 진한 농담으로 웃기며 위로했다. 전자 상거래 귀신이 씌어, 이것저것 신상을 두 집에 건네주었다. '김' 교수 본인은 환경에도 후손에게도 좋다는 '잔디장'이 좋겠다고 한다.
천문학자 천문학자 고(故) 칼 세이건(Carl Sagan) 표현에 공감이 간다. 무한한 우주 한 귀퉁이에 자리한 지구는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에 불과하다고 했다. 모든 인간도 각기 하나의 우주라, 미세한 점에 시작하여 미세한 점으로 사라진다. 티끌에서 생명이 태어났다 자유로운 바람 같이 육신과 영혼이 풀어져 티끌로 돌아가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어르신은 사흘장으로 미국 자손들 도착을 기다렸다가 승화 없이 '여주' 선영으로 모신다. 잘 모시고 세 부부가 12월에 날 잡아 열차 타고, '마석오일장'에 나들이 가기로 했다. 왕복 120km 가까이 이동했더니, 운전은 내가 했는데? 내 차 타면 '어디야' 여사는 더 피곤하다며 빨리 '신사포럼' 번개에 나가라고 채근했다.
참고: 히브리어 아파르(עָפָר) 먼지, 흙, 티끌을 의미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