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는 생태계의 변화로 이어지고, 생태계의 변화는 당장 인간의 관점에서는 식생활의 변화를 의미 하기도 합니다. 정부 각 부처 및 연구기관이 모여 펴낸(한국 기후변화 평가 보고서 2020)은 어떤 변화가 나타날 지를 구체적 수치로 보여줍니다.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고 하지요. 실제로 쌀은 우리 식생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21세기 말, 국내 벼 생산은 25% 넘게 떨어진다 라는것이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입니다. 아니 날이 더 더워지면 벼가 빨리 쑥쑥 자라나 좋지않을까 하고 생각 할 수도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벼가 지나치게 빨리 자라거나 과도하게 자라면서 우리가 먹을 수 있는 정상립(정상적인 쌀알)의 비율은 현재의 70% 에서 20% 대로 도리어 낫아집니다.
땅에서 나는 곡물만이 문제가 아닙니다. 바다에서 잡히는 물고기도 수온이 올라감에 따라 양이 줄어듭니다. 그런데 앞서 이야기한 쌀의 감소가 미래의 이야기라면 당장 연근해 어업의 생산량 감소는 이미 시작된 현재 진행형의 이야기 입니다. 1980년대 이후 우리나라에서 잡히는 물고기의 양은 줄곧 급감했습니다. 1980년대 에는 연근해 어업 생산량이 152만톤 이었던 반면 2016년 6월에는 93만톤으로 1980년대의 61.2% 수준입니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는 식량 자급률도 점차 낮아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마무렇지 않게 먹는 음식이 알고보면 대부분 수입산 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 가운데 밀은 1% 대의 자급률 마저 깨지고 말았습니다. 수입산 밀이 없이는 이제 빵도, 라면도, 과자도, 부침개도 먹을 수 없는것이 우리의 현실 입니다.
기후 위기는 곧 식량안보의 위기이다
글로벌 회계. 경영컨설팅 업체인 PwC와 네덜란드 은행 라보방크, 싱가포르의 국부펀드 테마색은 이같은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아시아 식량 도전 보고서)를 펴냈습니다. 이들은 보고서에서 "아시아는 식량자급이 불가능하다"라며 높은 수입 의존도를 지적하였습니다. 아시아 에서 지난 2019년 식량을 사는데 쓴 돈은 무려 4조달러에 달합니다. 2030년에는 8조 달러를 넘어설 전망 입니다.
요즘같은 자유무역 시대에 수입이 대수냐 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후 위기 측면에서 보면 이는 곧바로 식량안보의 문제로 이어집니다. 기호 변화로 식량 생산량이 줄어드는 것은 만국공통의 문제이니 만큼 지금은 식량수출에 적극적인 나라들도 나중에는 자국내의 필요에 따라 수출을 줄일 수가 있는것입니다. 그러면 식량을 수입하던 우리나라는 공급이 부족해져 가격이 로를겁니다. 이는 곧 우리 밥상의 질, 생활의 질, 나아가 생존권 까지 위협하는 상황을 만들 수 있습니다.
사실 식량문제는 먼 미래의 일이 아닙니다. 이미 식량문제를 겪는 나라가 적지 않습니다. 유엔세계식량계획이 발표한 (2019 기아 지도)에 따르면 현재 영양부족 인구의 비율이 가장 높은곳은 아프리카 대륙의 마다가스카르, 말라위, 우간다, 잠비아, 중앙아프리카, 짐바브웨, 차드, 콩고, 그리고 북한과 아이티로, 기아인구 비율이 35%를 넘습니다. 전체 인구에서 25~34.9% 가 영양부족을 겪는곳도 많습니다. 나미비아, 모잠비크, 보츠나와, 아프가니스탄, 예맨, 이라크, 캐냐, 탄자니아 등등인데, 대다수가 중동 아프리카 지역에 밀집되어 있습니다.
유엔국제이주기구에서 내놓은 (국내 실향민지도)에서도 위기의 징후를 읽을 수 있습니다.국내 실향민이란 내전이나 테러집단간의 충돌로 갈등과 폭력 사태가 벌어져 자신이 나고자란 동네를 떠나야 했으나 국경을 넘어 다른나라로 피난 가지 못한 사람들을 의미하는데요. 세계식량계획의 (2019년 기아지도)에서 붉게 물든 지역과 (국내 실향민 지도)의 큰 동그라미 지역이 거의 일치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왜일까요. 안정적 식량공급은 각 나라의 경제적, 정치적 안정도가 낮을수록 이주자가 늘어나는 것 이고, 이주자 대다수는 난민이 됩니다.
기후 변화가 가속화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2019 기아지도)에서 노란색으로 표시된 곳은 주황색으로, 주황색으로 표시된 곳은 빨강색으로 바뀔겁니다. (국내 실향민 지도)에서는 파란색 동그라미의 크기가 더 커지겠지요.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이 늘어났듯이 언젠가는 아시아 에서도 아프리카와 유사한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2019년 호주 국립기후복원센터가 펴낸 보고서 (실존적인 기후관련 안보위기 : 시나리오적인 접금)이 경고하는 것처럼 더 심각한 경우에는 인류문명 자체가 그 끝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고작 0.5도시 차이가 가져올 문제는 이렇게 우리 식생활에 대단히 큰 영향을 줍니다. 단순히 오늘 이 메뉴 먹고싶은데 다른 메뉴를 먹을수 밖에 없는 문제가 아닌것 입니다. 내전과 전쟁까지 불러올수 있는 심각한 인권문제 이자 식량 안보와도 직결된 문제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