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를 뚫고 나가는데 그 무엇보다 소통과 공감이 중요한 것은 자칫 기후변화 대응 노력 자체가 인권을 위협하는 일이 될 수 있어서 그렇습니다. 프랑스의 사례를 살펴볼까요. 2018년 연말 프랑스 전역을 뒤흔든 대규모 집회가 있었습니다. 일명 노란조끼 집회 입니다. 프랑스에서는 혹시모를 사고에 대비해 모든 자동차가 이 노란조끼를 의무적으로 차량내에 두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시민들이 이 조끼를 차에서 꺼내입고 거리에 나온겁니다.
이들이 조끼를 꺼내 입은건 정부의 탄소세 도입 때문이었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산소세의 사려깊지 않음이 이유였습니다.에미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기후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자 유류세를 높이겠다는 계획을 내놓았습니다. 기름을 태원 움직이는 자동차에 세금을 더 붙여 책임을 묻겠다는 것입니다. 탄소를 배출하는 일에 이처럼 세금을 붙이는것, 이를 탄소세라 합니다.
문제는 인상의 비율이었습니다. 이 비율이 갈등의 단초를 제공한겁니다. 먼저 디젤은 23%, 가솔린은 15%를 각각 인상하고, 해마다 조금식 추가로 높인다는 것이 프랑스 정부의 방침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가장 킅 타격을 입는 이들은 다름이 아닌 소시민 이었습니다. 높은 파리의 집값과 월세를 감당하기 어려워 교외로 나간 시민들은 자동차로 출퇴근 할 수 밖에 없었고, 이들은 작지만 실용적인 디젤 해치백 타입 자동차를 주로 이용하였습니다. 또한 자동차를 생계수단으로 이용하는 상용차 또는 화물차 운전자들 역시 모두 디젤을 쓰는 사람들 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유류세 인상 자체도 이들의 삶엔 큰 타격을 입히는데, 디젤 유류세의 인상률이 가솔린 보다 더 높게 책정되다보니 이들에겐 정부의 정책이 가혹하게 느껴징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우리나라 역시 이러한 상황에서 자유롭긴 어렵습니다. 기름 한방울 안나오는 나라에서 자동차는 석유를 사용하고, 석탄 한톨 캐지않는 나라에서 석탄 화력발전이 가장 큰 발전 비중을 차지하는 상항입니다.
이런 정책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요소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예컨대 유류세 인상은 단순히 자동차 운전자에게만 부담을 전가 하는게 아니고, 기름을 쓰는 각종 제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경국 우리가 매일같이 사서 쓰는 물건의 가격도 오를수 밖에 없습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추진중인 전기요금 인상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전기는 수많은 공장에서 쓰고 있으니 그 요금이 오르면 생산물의 가격도 덩달아 오르겠지요.
물론 그렇다고 무조건 지금의 가격을 유지하는 것이 정답은 아닙니다. 사실 유럽의 시민들이 우리나라 시민들 보다 더 지구를 아껴서,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더 잘 알아서 겨울철에 실내에서 전기난로를 켜는 대신 두꺼운 옷을 챙겨입는게 아닙니다. 전기요금이 워낙 비싸다 보니 그 값을 지불하기 보다는 옷을 두껍게 입는것이 낫다 라는 합리적 판단에 따른 행동인 겁니다.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자 전기요금을 인상한다 하더라도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대책을 먼저 마련해야 합니다. 또한 탈 석탄, 탈 내연기관의 사용으로 관련 산업계가 우리 시대와 안녕을 고하는 시간이 다가온다면 지금까지 그 분야에 종사하던 노동자에겐 어떤 대안을 제시 할 것인가도 온 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정부가 정책을 결정해 실행하는 과정에선 적정선을 찾는것이 중요합니다. 다양한 시민의 목소리와 형편을 두루 아우를수 있고, 본래 정책이 꾀하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그 선 말입니다. 이런 적정선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시민사회와 정부, 산업계의 합리적 소통을 통래서만 가능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