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나, 기후 위기라는 단어와 함께 가장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바로 북극곰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이런 문구도 생각날 것입니다. "얼음이 녹고 있어요!" "북극곰을 살려주세요!" 우리나라는 최신 유행이나 기술등 변화에 신속히 대응 한다는 평판을 듣습니다. 하지만 유독 기후변화 문제에서는 1990년대에도, 2000년대에도, 2010년대에도, 2020년대에도 별로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기후변화, 기후위기 이슈는 여전히 북극곰을 걱정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겁니다.
우리나라 기후변화를 인신하고 국가 차원에서 처음 행동에 나선것은 언제일까요. 1990년에도 '지구 온난화' '이산화 탄소 배출규제' 라는 키워드는 언론에서 쉽게 찾아볼수 있었습니다. 1990년 10월, 탄소배출 규제를 위한 국제협약의 필요성을 논의 하고자 스위스 제네바에서 회의가 열렸고, 여기에 우리 정부 및 기관 관계자도 참석 했습니다. 세계 기상기구와 유엔환경계획은 그해에 내놓은 보고서에서 온실가스를 지금처럼 내품을 경우 2025년에는 영상 1도, 2100년에는 영상3도 기온이 높아질것 이라면서 온실가스를 구성하는 각종 물질 (이산화 탄소, 메탄가스, 질소산화물 등)에 대해 자세히 규정 해 두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온실가스와 기후변화를 설명하는 내용은 다소 난해한 것으로 여겨지는 듯 합니다. 아마 그래서 그때나 지금이나 그저 북극곰 이야기만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기후변화, 기후위기라는 것이 말이나 설명이 필요없는 이상현상, 심지어 극한 현상이 되어 우리를 덮치고 있습니다. 복잡한 용어나 시뮬래이션 없이도 '와, 큰일났네' 하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그럼 2018년 부터 2020년까지 3년동안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018년은 역대급 폭염이 찾아온 해 였습니다. 8월 1일 강원도 홍천은 일 최고기온이 41도까지 오르며 한국의 공식 최고기온을 경신했습니다. 홍천은 여름철 피서지로 손꼽히는 곳 입니다. 그만큼 여름에도 시원하다는 의미일 텐데, 역사상 가장높은 기온이 바로 거기서 측정 되었습니다. 같은날 서울은 39.6도 까지 달궈지며 1907년 한국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습니다. 춘천도, 수원도, 대전도 2018년에 일 최고기온이 깨졌습니다. 전국의 폭염 일수는 무려 31.4일로 가장 길었습니다.
날씨좀 덮다고 그게 인권이랑 무슨상관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겁니다. 하지만 인권과 기후는 결코 동떨어진게 아니랍니다. 역대급 폭염이 찾아온 어느날, 서울의 한 주거 밀집지역을 찾았습니다. 이상 고온으로 인해 사람들이 얼마나 실제로 열악한 상황에 취하게 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 입니다. 창도없는 방에 들어가니 실내 온도가 30도를 훌쩍 넘습니다. 환기도 어려운 방이 이렇게 끓어오르니 주민들은 집 밖으로 나가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봐야 집앞 좁은 골목에서 손부채를 부치며 열을 시히는 정도 입니다.
기초 지방자치단체에서 얼음물과 아이스박스를 가져다 준다고는 하지만 시원함은 잠시뿐 500밀리미터 얼음생수 몇병으로 버티기란 쉽지 않습니다. 밤이면 열대야 현상까지 더해져 방의 공기가 식기는 커녕 벽이 더 데워져 있습니다. 분명 길 하나만 건너면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나오는 카페와 음식점이 즐비 하지만 불과 한 블럭을 사이에 두고 이런 환경이 공존하는 것 입니다. 일부에서 쪽방촌 이라 부르는 주거 밀집지역은 전국 곳곳에 있습니다. 밤 낮 없이 폭염이 이어질때 집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이 지역주민들은 방안에 있는것 자체가 고역입니다.
역대급 폭염으로 2018년 온열 질한도 4526명으로 급증했습니다. 이중 48명은 세상을 떠났습니다. 게다가 기록적 폭염이 찾아들기 무섭게 8월말에는 제 19호 태풍 솔릭이 엄청남 위력으로 제주도를 강타했습니다. 서귀포 뿐 아니라 제주 곳곳에서 전신주와 신호등, 가로수와 각종 구조물이 부러지고 휘어졌습니다.
2019년은 어땟을까요. 2018년의 기록을 넘어서진 않았지만 전국 곳곳이 무더운 여름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이해에는 특히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서울에서 가장먼저 폭염경보가 발령되었습니다. 대구나 광주등 폭염하면 떠오르는 도시가 아닌 , 서울이 첫 발령지가 된것 입니다. 이 역씨 처음있는 일 입니다. 그렇게 이른 더위를 겪은 후 역대 가장 많은 수의 태풍이 한반도를 찾아왔습니다. 2019년 한해 바다에서 만들어진 태풍의 수만 29개에 달합니다. 이중 일곱개의 태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는 근대 기상업무를 시작한 1904년 이후 가장 많은 수 라고 합니다.
이른 더위와 가을 태풍에 이어 2019년에서 2020년으로 이어지는 겨울도 예외 투성이 였습니다. 2020년은 시작부터 이상 현상이 찾아왔습니다. 2019년 남태평양 바다가 계속 뜨거운 열을 품고있어 가을 태풍이 늦게까지 다수 만들어 졌는데, 그렇게 바다가 달궈지다 보니 이듬해 겨울역시 전에없이 따뜻 했습니다.
통상 우리나라 겨울의 평균기온은 0.6도 였습니다. 물이 얼을락 말락 할 정도였는데, 지난 겨울은 이보다 2.5도나 따뜻했습니다. 최고기온 역시 평균보다 2.2도나 높았습니다. 특히 우리가 덜 추웠다고 느끼는 기준이 될 수 있는 최저 기온은 평년보다 무려 2.8도나 높았고요. 자연스레 한파일수도 채 하루가 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