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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마시고
Eat & Drink
먹성 좋은 내 친구 하나는 못 먹는 것이 두 가지다.? 안 줘서, 없어서 두 가지다. "땅 위에서 네 발 달린 것이면 책상 빼고, 하늘에선 비행기 빼고 못 먹는 게 없다(地上除了四橋腿的卓子以外, 天上除了飛機以外 沒有不吃的)'는 중국인들. 수많은 진귀한 요리를 만들어 맛있게, 게걸스럽게 먹는 미식가 모습을 떠올린다. 1986년 엘리자베스 여왕 방중 때 대접한 모기눈알 수프는 수백만 원이란다.
프랑스 주부는 한 손에 와인이 여러 병 담긴 장바구니와 한 손에는 긴 빵을 끼고 들고 집으로 왔다. 중국이나 동남아 주부는 다듬어 종이에 척척 말은 뱀을 찬거리로 사 들고 온다. 부화 직전의 오리/닭의 알은 간식거리로 거리에 흔하다. 스웨덴에는 ‘역겨운 음식 박물관(The Disgusting Food Museum)'에는 세계에서 가장 역겨운 80가지 음식이 전시되어 있다. 조선시대 민간요법 '똥술'이 중국의 알(주로 오리l알)을 삭힌 '송화단' 사진 옆에 첫 페이지에 올라 있다. 매년 2만 명이 방문하는데, 2018년 개관 이래 98건의 구토 사태가 있었다.
어떤 사람은 형편이 안 되어 못 먹지만, 어떤 사람은 돈을 줘도 절대 못 먹는다. 기상천외한 음식들이 많다. 캄보디아 거미 튀김, 태국 매미 볶음, 노르웨이 훈제 통 양머리, 이탈리아의 카수 마르추 구더기 치즈, 칠레 쥐(꾸이) 구이, 중국 지네 초밥과 전갈/바퀴벌레 튀김, 필리핀 타밀록(나무 지렁이), 미국 송아지 뇌 샌드위치, 괌 과일박쥐 수프, 일본 개구리 회, 필리핀 원숭이 생골 등 수도 없다. 외국인이 기겁하는 한국 음식으로는 산낙지, 번데기, 닭발, 홍어, 미더덕, 순대, 간장 게장, 개불, 보신탕, 된장찌개(청국장), 곱창, 닭똥집. 도토리묵은 고개가 끄덕여진다. 생선구이와 마른오징어는 의외지만 사실이다. 김치, 김도 한류 열풍 전에는 혐오했다. 지금은 식감이나 향에 대한 거부감도 문화를 이해하고는 다른 양상을 보이기는 한다.
가족, 친구, 동료와 같이 먹고 마시는 것은 흔한 일이다. OECD가 발표한 데이터(2020년 기준)에 따르면 프랑스는 1인 하루 평균 2시간 13분, 스페인, 이탈리아 약 2시간, 아시아에서 한국 1시간 45분, 중국 1시간 40분으로 1~5위를 차지했다. 미국인은 1시간으로 15위다.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음식을 섭취하는 것은 건강한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그만큼 먹고 마시는데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박조원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먹고 마시는 데 정신 팔린 방송이라고 지적한다. 소셜 미디어마저 먹방으로 부추긴다. 그러니 비만 퇴치, 다이어트 광고가 풍년이다. 하긴 허구한 날 술 퍼마시고 다니는 내가 할 소리는 아니지만, 정치병자들 전쟁으로 정신병 생길 판인데, '막장, 트로트, 먹방' 방송 일색에 신물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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