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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산 없는 게임 (It's Water Under the Brid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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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산 없는 게임- It's Water Under the Bridge
 
다 날 샜다. 이제 와서 다 소용없는 일이다. 세계적인 합의와 환경 단체의 노력도 허사다. 극렬한 시위와 환경운동가 목소리도 지겹다. "니들이나 잘해라~" 실천 목록을 주장해도 일상 행동을 지켜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나부터 누구라고 할 것 없는 '우리 인간들' 탓이다. 더 많이 먹고 소비하고 편한 삶을 추구하면서 지구는 압박을 받아왔다. 인류가 무한한 성장, 풍요, 편의를 추구한 결과물이다.
 
4월 18일 '도착한 미래' KBS '다큐 인사이트'를 주말에 다시 봤다. 45억 년 된 지구에 5번의 대멸종으로 지구종 3분의 1일 사라졌다. 임박한 6번 째는 순전히 인간종 때문이다. 지구 역사를 24시간이라면 23시 59분 57초다. 태양보다 뜨거웠던 지구는 억 년 전 물을 품은 행성과 충돌하여 바다가 생겨나고 생명이 탄생했다. 생태계 유지에 중요한 이산화 탄소도 생겨났다. 햇볕, 물, 이산화 탄소로 식물은 광합성을 한다. 식물은 동물 먹이가 되고 동물은 다시 대기로 이산화 탄소를 배출한다. 온실가스로서 방어막 역할을 한다. 24억 년 전 빙하로 덮였다가 2.5억 년 전 대규모 화산 폭발로 탄소 순환이 깨져 생명체 90%가 희생되었다. 이후 공룡의 시대를 거쳐 인류가 탄생했다. 농사가 시작되고 지구의 지배자가 되었다.
 
인구가 불어나고 산업 발전으로 풍요의 시대가 열렸다. 화석 연료를 마구잡이로 소모했다. 3차 대멸종 때 화산이 100만 년 동안의 탄소 대방출보다 10배 더 빠른 속도다. 산업화 70년, 탄소 배출, 물 사용, 열대 우림 파괴는 급증했다. 이산화 탄소를 조율할 산림이 사라지면서 지구는 가열되고 있다. 아마존은 지구의 허파라는 별칭을 잃고 있다. 끊임없는 화재와 인위적인 훼손에 손을 못 쓰고 있다. 원래 열대우림으로 돌아갈 수 없는 비가역적 변화다. 최근 10년간 서울 면적의 118배가 사라졌다. 2024년 2월 지구 평균온도는 섭씨 13.54도 산업혁명 이전보다 1.77도 높아졌다. 지난 만 년 지구 온도 상승은 4도다. 그중 1.1도는 최근 10년 사이에 발생했다. 지구 시스템의 붕괴다.
 
극지는 춥고 적도는 덥다. 그 경계선은 온도 차로 제트 기류가 흐른다. 최근 온난화로 기류가 느려지고 구불구불해졌다. 찬 공기가 밀려 내려와 한파가, 더운 공기가 밀려 올라가 폭염이 극성이다. 겨울 평균 10~15도였던 텍사스는 낮 영하 10도 밤 영하 20도. 추위에 화제가 이어졌지만, 소화전이 얼어 진압할 수 없었다. 역사상 최대 산불도 발생하여 소가 대규모로 쓰러졌다. 정전과 재해로 도시가 마비되고 바다거북이 죽어갔다. 한국도 초대형 산불이 잦아졌다. 서울 면적의 16배 이상이면 초대형급이라 한다. 괴물 같은 산불은 터키, 그리스, 알제리, 호주, 이탈리아, 미국 캘리포니아 등 사상 최악 상태다. 프랑스에서는 기우제까지 지낸다. 2024년 4월 14일, 4월 기록으로는 32.2도 기록 경신이다. 강 수위도 낮아져 캘리포니아 농장의 아몬드도 뿌리째 뽑혀 사라졌다. 미국/멕시코 7개 주를 흐르는 콜로라도강은 '메가 가뭄'으로 2000년부터 말라간다. 체코 엘베강도 마찬가지다.
 
세계는 극단적인 가뭄과 홍수가 번갈아 발생하고 있다. 사막의 도시 두바이에 상상도 못 한 폭우가 내려 차가 떠다니고, 아이 주먹만 한 우박이 퍼부었다. 비행기 이착륙도 멈추었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는 3월에 홍수와 산사태가 2만 채 집이 사라졌다. 서울 강남 한복판이 2년 전 홍수로 곤욕을 치렀다. 파키스탄과 볼리비아는 더 심했다. 지구 70%를 차지하고 지구에 갇힌 열을 90% 흡수하는 바다 수온에도 문제가 생겼다. 1초에 원자폭탄 4개, 한 시간에 14,400개가 터지는 정도의 에너지가 바다에 공급되고 있다. 수온이 1도 상승하면 대기 중 수증기가 4~7% 증가한다. 물 폭탄이 터진다. 세계 바다의 수온을 조절하는 흐름도 뒤틀렸다. 빙하가 녹은 물과 데워진 바닷물이 교류하면서 수온과 기온이 조절된다.
 
빙하가 녹아내린다. 아이슬란드에서 '빙하 추도식'이 있었다. '미래에 보내는 편지' 명판이 바위에 붙여졌다. 혈액과 같은 해류 순환은 망가지면서. 뉴욕, 버지니아 노퍽에는 폭우와 5등급 허리케인이 들이닥쳤다. 단 1도의 바다 수온 차이로 벌어진 일이다. 99도에서 단 1도만 오르면 물이 펄펄 끓는다.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기상이변이 일상이 되었다. 위기가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이미 도착했다. 지구 소멸과 6번째 지구 종의 멸종을 IPCC(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6차 보고서를 소개한 바 있다. 가해자인 우리가 지금 멈추지 않으면 모든 것이 멈춘다. 멈추어도 장담할 수는 없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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