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설명한 대로 한국은 국민 개병제 국가이므로 병역법만 개정하면 여성이든 남성이든 대한민국의 모든국민은 만18세 이상이 되면 신체검사를 받고 군 복무를 하는 것으로 바뀔 수 있습니다. 이런 법 개정을 하려면 먼저 국방부가 신체검사 기준을 새롭게 만들고, 군대 내의 시설또한 남여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보완해야 합니다. 여성도 군대생활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군에 입대할 수 있을테니까요. 여군을 구대의 꽃이라 부르면서 군인이 아니라 여성으로 대하거나, 여성에게 어울리는 역할이 따로 있는 양 특정 업무만 수행하도록 한정하거나 승진에 누락시키는 성차별이 없어야 합니다. 또 군대 내 성폭력이 사라져야 안전하게 군 생활을 할 수 있겠지요. 그래서 지금은 과연 구대가 여성도 군인으로 복무하게 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하는 질문부터 던지는 것이 필요합니다.
인권의 관점에서 군대 문제를 다룰 때 우리는 더 넓은 시각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여성과 남성이 모두 의무적으로 군 입대를 한다고 해서 저절로 성평등이 이루어 지는건 아닙니다. 군대가 모두에게 평등한 공간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군인에 대한 현재의 처우는 괜찮은가, 군대에서 사병 괴롭힘 이나 학대등의 폭력이 일어나지 않도록 어떻게 할지, 또한 병역거부와 대체복무제등 인권의 관점에서 다루어 개선해야 할 사안이 아주 많습니다.
정말 트래스젠더의 인권이 다른 이의 인권과 대립할까
2020년 1월 뉴스를 통하여 트레스젠더 여성 A모씨가 모 여대에 합격 했다는 소식이 알려졌습니다. 환영하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조직적인 입학 반대운동이 있었습니다. 트레수젠더 여성은 진짜 여성이 아니므로 여성들만 다니는 여대에 입학할 자격이 없다는 것이 반대하는 이들의 주장이었습니다. 소수자 인권 챙기려다 다른사람들이 피해를 본다고 했습니다.
반대 목소리가 너무 커서 결국 A씨는 스스로 입학을 포기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시험을 치르고 공정한 절차를 거쳐 합격했다면 누구든 원하는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어야 하는데도 말입니다. 정당한 자격을 가졌지만 신변의 위협을 느껴서 학교를 다닐수 없게된 이사건을 우리는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정말 트레스젠더의 인권이 트레스젠더가 아닌 사람들의 인권과 충동한 것일까요.
이런 이슈에 대해 판단할 때는 몇가지 사전 지식이 필요합니다. 인간의 성별에 관해 편견과 오해가 많아 답을 찾기 어려울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선 흔히 간과되는 성별 개념에 대해 설명하고자 합니다. 간성, 지성성별, 성별정체성, 시스젠더, 트레스젠더라는 용어가 나올텐대요. 조금 어려울 수도 있지만 차근차근 알아 보겠습니다.
지정 성별과 성별 정체성
우리는 테어나면 성별을 국가에 등록합니다. 주민등록 번호로 국민을 관리하는 시스탬 이지요. 그럼 나의 주민등록 번호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내가 태어났을때 나를 제일 처음본 의사 혹은 조산사가 나의 성별을 결정합니다. 의사 혹은 조산사는 출생증명서라는 서류를 작성해 주는데 여기서 본인의 생각대로 성별을 표시합니다. 부모님은 출생증명서를 들고 사는 지역의 구청이나 동 주민쎈터에 가서 출생신고를 합니다. 국가에 나의 성별이 등록되는 순간입니다. 이렇게 한번 등록되고 나면 바꾸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우리는 흔히 성별을 생물학적으로 타고 났다는 식으로 말하지만, 사실 성별은 내가아닌 누군가의 판단에 의해 정해지는 것입니다. 이런 성별을 국가가 정한 성별이라는 의미로 지정성별이라고 합니다
외부에서 정하는 성별이 지정성별 이라면 내 안에서 스스로 느끼는 성별이 있습니다. 이를 성별 정체성 이라고 합니다. 영어로는 젠더 아이덴티티 라고 합니다. 성별 정체성이란 자기 스스로 인식하는 자신의 성별을 말합니다. 예를들어 지금 글을읽고있는 독자에게 제가 질문하겠습니다. 당신의 성별은 무엇입니까? 라고 묻는다면 뭐라고 답 하실건가요. 남자라고 답하거나 여자라고 답하셨나요. 바로 이것입니다. 나는 여성입니다 혹은 남성입니다. 라고 내가 스스로 정의내린 나의 성별이 바로 성별 정체성입니다. 성별 정체성에 남성, 여성 두개만 있지는 않습니다. 자신이 스스로 느끼기에 남성 혹은 여성이라는 두개의 단어로 충분히 다 표현되지 않는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이씁니다. 이런 경우에는 자신을 논바이너리 혹은 젠더퀴어, 젠더풀루이드등 여러 단어로 표현 할 수 있습니다.
이제 국가가 정한 지정성별과 나의 성별 정체성이 일치하는 경우와 그렇지 핞은 경우를 살펴보겠습니다. 나의 성별 정체성은 지정성별에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그래서 국가가 지정한 성별과 자신의 성별 정체성이 우연히 일치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사람을 시스젠더라고 합니다. 또 우연히 일치하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트레스젠더라고 합니다.
이 세상 모든 사람이 시스젠더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트레스젠더는 정신 질환이 아닌가 하고 오해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오해를 없애고자 세계보건기구에서도 분명히 밝힌바가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는 국제질병분류라는 자료를 만들어 발표하는데 2018년에는 과거 트레스젠더를 정신질환으로 분류했던 것이 잘못되었음을 인정하면서 치료해야 할 정신질환이 아님을 전 세계에 선언했습니다.
생식기나 염색체로 구별하기 어려운 인간의 생물학적 성별
이제 우리는 트레스젠더에 대해 좀더 정확한 지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트레스젠더라는 이유로 학교나 직장을 다닐수 없다거나 이웃과 동료로 함께 지내지 못하게 한다면 그것은 명백한 차별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럼 이번에는 트레스젠더 여성이 학교를 다니는 것을 반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남여공학을 가면 되지 굳이 여대를 들어오려 하는가. 여대는 생물학적 여성이 안전하게 공부할 수 있도록 만든 곳 이므로 진짜 여성이 아닌 트레스젠더 여성은 들어올 수 없다는 주장의 문제점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떤 사람이 진짜 여성인지, 진짜 남성인지 여부는 어떻게 판단할까요. 흔히 염색체가 XX이고 자궁과 나팔관 나소등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이 생물학적 여성이고, 진짜 여성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생물학적으로 따지면 오히려 인간은 여성과 남성으로 정확하게 그 두개로만 나눌수가 없습니다.
아마 생물학적으로 성별을 나눌때 염색체가 XY, 정소와 음경이 있으면 남자라 하고, 염색체가 XX이고 자궁과 난소는 있지만 음경이 없으면 여자라고 한다고 알고 있을겁니다. 20세기 중반 까지만 해도 학자들 역씨 그렇게 알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분류는 이제 옛날 이야기 입니다. 연구가 더 진척되면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염색체는 XX, XY 두 종류만 있는것이 아니라 X 염색체만 세개를 가진 XXX로 태어나는 사람도 있고, XXY 라고 X염색체 두개와 Y염색체 하나를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XYY라고 Y염색체를 두개 갖거나 세개를 갖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염색체 조합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염색체가 XY라 해도 자궁과 난소를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이 있고, 음경과 정소를 가졌지만 염색체는 XX인 경우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자궁과 음경을 함께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도 있고, 음경은 없지만 정소를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렇게 흔히 전형적이라 여겨지는 여성과 남성의 해부학적 특징을 모두 가지고 태어난 사람을 간성이라고 부릅니다. 유엔에 따르면 전체 인류의 1.7% 정도가 그렇다고 합니다.
간성은 영어로 인터섹트라고 합니다. 다시말해 인간의 생물학적 성별은 두개가 아니라 아무리 적게 나누어도 최소한 세가지로 나누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이 말은 겉으로 드러난 생식기의 모양만으로 성별을 결정할 수 없다는 뜻 이기도 하고, 생물학적 인간의 성별은 매우 다양하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즉, 생식기나 염색체로 진짜 여성인지 가짜 여성인지 나눌수는 없습니다.
더군다나 여대에 합격한 A씨는 호적상 성별 정정을 했으므로 주민등록상의 성별로 본다해도 법적 여성입니다. A씨가 남여 공학 대학에 입학한다면 여성으로 입학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논리대로라면 당연히 A씨는 여대에 입학할 자격이 있습니다. 같은대학에 입학을 하는 것인데 남녀공학 대학에 들어갈 때는 여성이 되지만, 여자대학에 들어갈 때에는 여성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으니까요. 시스젠더 여성은 어느 대학이든 합격하면 진학할수 있는데 비해 트레스젠더 여성은 남여공학에만 입학신청 할 수 있다면 이는 명백한 차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