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장 한곳에 모아둔 두꺼운 사진첩을 꺼내어 자녀의 어린시절 사진을 찾아보면서 추억에 젖는 부모의 모습,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지요. 그런데 앞으로는 이런 장면이 사라질 지도 모릅니다. 이제 사진은 사진첩이 아니라 컴퓨터 안에 보관 되니까요. 컴퓨터가 꼭 데스크 탑이 아니어도 되죠. 요즘 부모님들은 과거의 자녀 사진을 자신의 SNS에서 찾으니까요. 그때 한번 물어보세요. 이 사진 제 동의를 받고 올리셨나요?
인스타그램에 육아를 입력하면 수백만장의 게시글이 등장합니다. 이처럼 육아생활을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부모를 세이런츠(sharents) 라고 합니다. 공유하다란 뜻의 share 와 부모를 쯧하는 parents 의 합성어입니다. 지금 청소년들의 보호자 대부분은 이십대 시절부터 디지털 장비를 다루는데 익숙하고 인터넷 공간에서 사진을 공유하는게 어색하지 않은 세어런츠 세대입니다. 그래서 요즘 아이들은 이가 나기도 전에 디지털 세상에 자신의 자국을 남긴다는 표현이 있답니다. 이 말은 많은 사람의 사진이 자신도 모르게 세상에 공개된다는 의미 입니다.
나쁜 의도록 사진을 올리는 부모는 없겠지만, 그 결과가 항상 좋지는 않습니다. 아무리 어린 아이라지만 옷도 입지않은 모습 이라든가 부모가 장난 스럽게 설정한 사진등 은 안 사람의 이미지를 회손 할 수 도 있습니다. 그저 귀여워서 그랬다 하더래도 당사자가 조금 더 커서 그 일을 생각할때 상당히 굴욕적으로 느낄 수 있으니까요. 특히 배변 훈련을 시킨다 면서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 사진을 올려 공개한다면 어떻겠습니까. 그 모습을 주위의 아는 사람이 본다고 해도 수치스러울 텐데 모르는 사람들, 그것도 몇명인지도 모를 수많은 사람이 보았다면 당사자의 기분은 상당히 좋지 않겠지요. 그래서 사생활 보호 개념이 엄격한 해외에서는 허락없이 사진을 올렸다는 것을 이유로 법적 처벌을 받기도 합니다.
왜 이런일이 생기는 걸까요. 요즘 시대의 부모는 과거에 비해 자녀의 사생활을 존중하는 경향이 사라졌기 때문일까요. 이는 개인의 도덕성 문제가 아니랍니다. 디지털 문화가 빛어낸 대다수 전반적 현상 이지요. 남을 상대로 할때 자연스럽게 지켜지던 마음가짐이나 태도가 기술의 변화로 등장한 사이버 세상에서는 별것 아니라고 여겨진 탓이 가장 큽니다. 예전의 규칙을 인터넷 이라는 가상공간에서는 적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여기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