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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과 거짓
Truth & Lie
1991년 설립된 '학전'을 마지막으로 들린 것은 6년 전 6 친구 부부 동반 송년 문화 행사로 관람한 때다. 1994년 작정하고 올린 첫 작품 Rock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은 근 20년 4,170회 공연을 했다. 많은 적자로 쌓여 33년 만에 폐관하자 다큐멘터리가 만들어졌다. 암 4기로 투병 중인 그는 '김민기'나 '학전'도 지우길 원한다. "나는 뒷것이고 너희들은 앞것이야, 나를 자꾸 앞으로 불러내지 말라. 내가 만든 노래가 아직도 울려 퍼지는 현실이 부끄럽다. 나는 내 노래가 필요 없는 시대에 살고 싶다."고 말한다. 더 횡행하는 사기와 선동, 그리고 미래 세대에는 무관심한 귀가 얇은 시민들이 대한민국 현실이니 그럴만하다.
운동권과 아무런 연관이 없었으며, '아침이슬'도 전혀 무관한 노래라는 것이 처음으로 알려진 것은 2018년 9월, 내내 불편했던 JTBC 손석희의 뉴스룸 인터뷰를 통해서였다. 훗날 세월호 관련 노래를 작곡해달라는 의뢰를 받았으나, 거절했다. 특정한 목적을 위해 작곡하지 않는 자신의 작곡 문법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상록수, 친구, 봉우리' 등도 자신의 허락도 없이 가져다 쓰는 바람에, 하루아침에 갑자기 운동권 저항 가요의 대부로 포장된 것으로 보인다.
고3 때 동해시로 잼버리 야영을 갔다가, 후배 하나가 태풍 속에서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그 부모님께 사망 소식을 알리려고 서울 가는 기차에서 즉흥적으로 쓴 죽음을 서정적으로 풀이한 곡이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시위를 하다 사망한 열사를 '친구'로 묘사하며 추모곡 겸 데모곡으로 쓰이게 되었다. 차포 다 떼고 "눈 앞에 보이는 수많은 모습들 그 모두 진정이라 우겨 말하면 어느 누구 하나가 홀로 일어나 아니라고 말할 사람 누가 있겠소" 이 구절에 빠져 진실은 왜곡된 것이다.
내 은사 고 "한태근'님이 작곡하신 '진달래'도 그랬다. 누님 같던 이영도 시조 시인이 청마 유치환에게 보낸 연서 중 '진달래꽃'을 담았는데, 왜 4.19 운동가가 됐는지 이유를 모르겠다며 4.19 공원에서 몇 번이고 역정을 내셨다. 내 시대 친구들처럼 집에 아직 기타가 있고, 오래 손을 놓았어도 '김민기'의 여러 곡을 치며 노래할 수 있다. 그중' 강변에서'가 가장 좋다. 강 건너 공장에 간 '순이'가 돌아오길 나도 마음 설레며 지금도 기다린다.
아무도 믿지 않더라도 진실은 진실이다. 모두가 믿는다 하더라도 거짓말은 거짓말이다.
The truth is the truth, even if no one believes it. A lie is a lie, even if everyone believes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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